폐암 같습니다, 종합 병원을 소개할게요.
2022년 국가에서 실시하는 국민 건강검진을 사택 근처에 있는 서울특별시 00 병원에서 받았다. 일주일 정도 지나서 건강검진 결과 통보서를 받았다. 통보서에는 '흉부 우측하에 결절음영'이라는 진단을 받았으니 종합병원에 가서 상담 및 추적검사를 받으라는 내용이다. 깜짝 놀라서 곧바로 인터넷으로 검색해 보니 흉부에 결절음영 증상이 있으면 폐암을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불안하여 통보서를 받은 그날 검진을 받았던 병원에 내원했다. 담당 의사는 결과통보서를 보고 그 병원에서 찍은 X-ray을 판독하더니 하는 말이 "제 소견으로는 폐암일 가능성이 많습니다. 저의 병원에서는 폐암 치료가 불가능하니 제가 아는 의사가 00 종합병원에 있으니 소개를 해 줄 수 있다"라고 했다. 순간적으로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꺼지는 느낌이 들었다. 내가 폐암이라니? 평생 동안 담배를 피운 적도 없고 술도 거의 먹은 적이 없는데 폐암이라니? 그것도 목사가 폐암 진단을 받다니 눈앞이 깜깜해졌다.
다행히 의사가 하는 말이 X-ray 판독으로만은 정확하지 않으니 흉부 CT검사를 해 보자는 것이다. 그래서 그 병원에서 흉부 CT검사를 받았다. 흉부 CT검사 결과는 3일 정도가 소요되니 3일 후에 병원으로 다시 오라는 것이다. 흉부 CT검사를 마치고 불안한 마음으로 사택에 돌아왔다.
그 시간부터 하루가 모두 정지되는 느낌이었다. 내가 폐암이라니 말도 안 돼, 제발 아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3일씩이나 기다리라니, 하루가 한 달 같은 심정이었다. 평소에 잠을 자려고 누우면 1분도 안 돼서 잠에 드는데 그날은 잠이 오지 않았다. 여러 가지 생각이 떠오르면서 밤을 꼬박 새웠다. 성도 중에 암선고를 받고 병원에서 투병할 때 병원에 찾아서 기도를 해 드린 적이 많았다. 저의 장인 역시 술과 담배를 하지 않는데도 폐암에 걸려 환갑 생일을 병원에서 조촐하게 보내고 얼마 후 하나님의 품으로 가셨다. 이젠 나도 그 길로 간다고 생각하니까 잠이 쉽게 올리가 없었다. 나에게 폐암이라니, 도저히 받아 드릴 준비가 되어 있지 못했다.
다음날 아침에도 마찬가지였다. 폐암이 아니길 바라는 마음으로 그날도 염려와 걱정 속에 하루를 보냈다. 그다음 날 아침에 새벽기도를 인도한 후에 마음이 많이 진정되었다. 이렇게 기도를 드렸다. "하나님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지내온 것(66세)이 하나님의 은혜였습니다. 그동안 목사로 감당할 수 있는 축복을 주신 것도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남은 여정도 온전히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살겠습니다"라고 기도를 드렸다.
내일 오전에 예약이 되어서 병원에 가야 되는데 그날을 기다릴 수가 없어서 낮시간에 무작정 병원에 찾아갔다. 담당 간호사를 찾아가서 "내일 오전에 흉부 CT검사 결과가 나온다고 하는데 혹시 오늘 볼 수 없을까요? 제가 불안해서 일이 잡히지 않아서요"라고 말했다. 그랬더니 간호사가 알아보더니 흉부 CT검사 결과가 나왔다는 것이다. 그러면 오늘 담당 의사를 만날 수가 있는지 여쭈어보라고 하였다. 간호사가 연락해 보더니 고맙게도 30분 후에 진료 예약을 해놓겠다고 했다. 그 진료 시간에 의사를 만나라는 것이다.
30분 후 진료시간에 담당 의사를 만났다. 가슴이 두근거리고 진정이 되지 않았다. 의사가 흉부 CT검사 결과를 모니터로 한참을 보더니 다행히 폐암이 아니라는 것이다. 흉부 우측 하단에 있는 갈비뼈의 뼈가 조금 자라나 커져서 그렇게 진단이 나왔다는 것이다. 참 특이하지만 암은 아니라는 것이다. 오진이다!. 얼마나 기쁘고 감사하던지 진료 후에 즉시 아내에게 전화를 걸었다. 여보, 나 폐암이 아니래~
할렐루야! 하나님 감사합니다. 이번에 저에게 경고를 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오늘이라도 호출하면 갈 수밖에 없는 존재라는 것을 깨닫게 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들으라 너희 중에 말하기를 오늘이나 내일이나 우리가 어떤 도시에 가서 거기서 일 년을 머물며 장사하여 이익을 보리라 하는 자들아 내일 일을 너희가 알지 못하는도다 너희 생명이 무엇이냐 너희는 잠깐 보이다가 없어지는 안개니라"(약 4:13-14). 하나님 아버지 감사합니다. 이제부터 남은 인생을 육신의 생각으로 살지 않고 오직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살겠습니다. 아멘!. 이렇게 3일 만의 폐암 진단 사건은 해프닝으로 끝났다. 지금 이 시간까지 동행해 주신 하나님 아버지, 감사합니다.
서울 강서교회 김창환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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